[굿데일리 뉴스=이지훈 기자]

사회 전반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찾아 집중 취재 재조명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SBS 대표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가 희대의 사기범 장영자와 관련한 의혹을 파헤치는 가운데 사위였던 故 김주승 파란만장 인생사가 재조명 되고 있다.

김주승은 국민대 사학과 재학 중이던 1983년 MBC 16기 공채 탤런트로 뽑혀 드라마 ‘아버지와 아들’로 데뷔했다. 이후 1985년 드라마 ‘첫사랑’에서 황신혜의 상대역을 맡으며 80년대 멜로의 왕자라고 불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1990년에는 사채시장의 큰손이었던 장영자의 딸 김모 씨와의 결혼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1994년 장영자 부도사건의 여파로 미국으로 도피했으며 3년 후에는 췌장암이 발병해 큰 위기를 맞았다. 이후 심기일전한 김주승은 2002년 MBC 드라마 '리멤버' 등에 출연하면서 팬들에게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2003년에는 제18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으로 선임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재기 의욕을 불태웠다.

2005년 이후로는 제작자로의 변신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재정난으로 드라마 제작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 김주승은 김 씨와 17년 만에 이혼까지 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후 김주승은 췌장암이 재발해 주위 동료들과 연락을 끊고 요양 생활을 시작했으나 결국 같은해 8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2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돌아온 큰 손 장영자, 500억 지하자금의 진실'이란 부제로 29년의 옥살이에도 여전히 베일 속에 감춰져 있는 장영자 사건을 추적한다.

현재 6억 원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74세의 여인 장영자 씨. 그는 과거 '단군 이래 최대 금융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1982년 7111억 원대 어음 사기 사건의 피의자다. 막강한 재벌기업을 도산시키고, 수많은 고위공직자, 은행장들을 감옥으로 보낼 정도로 세상을 뒤흔들었던 희대의 사기범인 장영자 씨는 이번이 네 번째 구속으로 수형생활만 29년에 이른다.

'목포에서 그 집안 땅을 안 밟으면 못 지나간다'라고 할 정도로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알려진 장영자 씨는 전두환 대통령의 친인척이자, 전 중앙정보부 간부 출신 남편이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미모와 재력을 두루 갖춘 '사교계의 여왕'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장영자 씨는 1억 2천만 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2명의 비서와 4명의 경호원이 곁을 지켰으며, 평균 직장인 월급이 20만 원이던 시절 한 달 생활비로 3억 9천만 원을 쓸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고 전해진다.

수천, 수백억 원의 사기 혐의로 이미 3번의 유죄판결을 받았던 장 씨.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그리고 법정에서 그는 늘 당당했다. 말 못 할 사연 때문에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지, 자신은 돈이 부족해 사기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얼마 전 재판 과정에서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게 화제가 되자, 방청석의 기자들에게 '자신이 돈이 없어서 그랬다는 식으로 기사를 쓰면 법적 대응 하겠다'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장영자 씨는 화려한 생활 못지않게 수많은 재산을 형성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기 혐의로 체포되기 직전까지 그는 서울의 한 호텔 스위트룸에 머물렀고 객실 하나를 통째로 빌려 자기 소유의 도자기들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한때 신안 앞바다 유물까지 불법으로 사 모았다는 장 씨. 도자기를 포함한 그의 미술품들은 위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그 규모와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된 바 없다.

과거 상당수의 부동산을 매입 장 씨는 부동산 부자이기도 했다. 서울 강남과 경북 경주, 제주도 등 장 씨가 소유했던 부동산은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경매로 넘어갔지만, 차명재산으로 위장되어 있을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방송을 앞두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장 씨와 그의 남편 故 이철희가 최근 자신들의 재산과 심경에 대해 밝힌 영상을 어렵게 입수했다"라고 전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 장 씨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자신이 장 씨의 비밀 재산을 본 것 같다는 익명의 제보가 도착했다.

제보자는 500억 원 상당의 무기명 예금증서(CD)를 찍은 사진을 제작진에게 공개했다. 장 씨는 제보자에게 이 예금증서가 남편 故 이철희 씨가 중앙정보부 차장 시절 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받은 지하자금의 일부라고 밝혔다고 한다.

장영자는 앞서 1983년 7000억 원대 어음사기 사건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형기를 5년 남겨 둔 1992년 가석방됐다. 이후 1994년 사위인 김주승이 운영하던 회사의 부도사건으로 다시 한번 구속된 후 199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이후 2000년 220억 원대 구권 화폐 사건으로 세 번째 구속된 바 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장영자 씨의 사기 사건과 재산, 은닉 규모 등을 파헤칠 '그것이 알고싶다'는 12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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