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정상회담을 앞둔 북-미 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24일에도 계속된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다음달 12일로 예정돼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애하는 위원장'으로 시작되는 이 서한에서 "우리는 양쪽 모두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담에 당신이 보여준 시간과 인내, 노력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당신과 함께 그곳에 있기를 매우 고대했지만, 애석하게도,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하여,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돼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근 발언'은 합의 불발 시 리비아 모델 적용 가능성 등을 거론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맹비난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은 지난 3월 8일 한국 대표단을 통해 전달받은 김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수락한 지 77일 만으로 특히 이날 회담 무산 발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성의있는 조치' 로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직후 이뤄졌다. 

앞서 미국 펜스 부통령이 23일 리비아의 몰락 사례를 언급하자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부상은 또 다시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며 미국 강경파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최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오전 외무성의 미국 담당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보도했다.

최선희 부상은 먼저,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최근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특히 북한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발언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이 배제된 적 없다는 발언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최 부상은 "북한을 비극적인 말로를 걸은 리비아와 비교하는 걸 보면 미국 고위 정치인들이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며 "북한은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미국과 북한이 회담장에서 만날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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