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금성에서 글로벌 LG그룹의 토대를 만들어 20여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던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20일 아침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지난해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이 발견돼 수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하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구 회장 뒤를 이어받을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운명했으며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고 전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빈소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낸 데 이어 장하성 정책실장을 보내 조문하게 했다. 

고 구본무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G가(家) 3세대 총수'로 30살때 주식회사 럭키에 입사 지난 1995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았다. 

20년 동안 실무 경험을 쌓은 뒤 쉰 살에 LG 3대 회장에 취임해 통신서비스와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사업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했다.

주변 우려에도 럭키금성에서 'LG'로 사명을 바꾸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선진화된 기업 문화를 만들었다.

구 회장이 취임한 뒤 GS 등 계열 분리에도 불구하고 LG 매출은 1994년 말 30조 원에서 지난해 160조 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구 회장의 별세에 정·재계에서도 재계의 큰 별이 졌다며 애도를 표했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각계의 조문이 이어졌다. 

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LG그룹 경영의 지휘봉은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쥐게 됐다.

한편 고인은 재벌 선호도에서 줄곧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국민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아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지난 2016년 11월 29일과 30일 이틀간 실시한 월간 정례 10대 그룹 총수 선호도 조사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15.2%의 선호도를 기록, 지난 10월 조사 대비 4.4%p 급락하며 2위 LG 구본무 회장에 1.1%p 박빙의 격차로 쫓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G 구본무 회장은 0.3%p 내린 14.4%로 이재용 부회장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진 2위를 이어갔고,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역시 1.7%p 하락한 8.7%로 3위를 유지했다. 

GS 허창수 회장은 1.0%p 상승한 5.1%로 현대중공업 정몽준 전 회장을 제치고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어 현대중공업 정몽준 전 회장이 전월 대비 2.6%p 내린 5.0%의 선호도로 5위, 두산 박정원 회장이 3.1%로 6위, 롯데 신동빈 회장이 전월과 동률인 2.6%로 7위, 한진 조양호 회장이 전월과 동률인 2.1%로 8위, 한화 김승연 회장이 0.9%p 하락한 2.0%로 9위, 마지막 10위는 2.2%p 내린 1.9%의 선호도를 보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으로 집계됐다. ‘없음/잘모름’은 12.0%p 증가한 40.2%.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선호도가 급락하고, SK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10대 그룹 총수 역시 하락했는데, 당시 리얼미터측은 현 ‘국정농단 정국’에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재벌 관련 의혹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고 구본무 회장은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론 조사에서 줄곧 상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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