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도 설레는 드라마 속 사랑여행지 in 경기도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첫사랑. 그 추억이 담긴 곳은 평생 가슴에 남는다.

가끔 몰래 꺼내 볼 수 있는 아련한 감성을 간직한 모두에게 그리고 첫사랑의 상대보다는 그 시절의 내가 그리운 청춘들에게 드라마와 영화 속 경기도를 추천한다.

공주처럼 예뻤지만 사춘기에 외모 역변을 겪은 혜진과 찌질남에서 엄친아로 거듭난 성준의 인생역전 설정이 재밌던 <그녀는 예뻤다>의 배경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이다. © 굿데일리

■ 그녀는 예뻤다 -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 ‘벽초지문화수목원’

어린 시절의 첫사랑을 어른이 된 후 만난다면 어떨까? 다소 진부할 수 있는 플롯이지만 말이다. 

공주처럼 예뻤지만, 사춘기에 외모 역변을 겪은 혜진과 찌질남에서 엄친아로 거듭난 성준. 두 사람의 인생역전 설정이 재밌던 <그녀는 예뻤다>는 주인공들의 매력이 더해져 재기발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고, 잡지사가 배경인 만큼 감각적인 화면이 많았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헤이리 예술마을. 혜진이 선물 받은 책을 읽으러 간 갈대광장은 가족 나들이와 피크닉 장소로 알맞다. 또 게스트하우스 ‘생각의 숲 모티브원’은 혜진과 성준의 신혼집과 작업실로 나왔으며, 1만 권의 책이 있는 서재가 인상적이다. 이 밖에도 화이트블럭, 컴프카페, 식물감각 등 감성적인 카페와 레스토랑도 드라마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푸른 식물과 연못이 어우러진 벽초지문화수목원은 오해를 받아 해고당한 혜진을 위로하기 위해 신혁이 데려간 곳이다. <그녀는 예뻤다>뿐만 아니라 <용팔이>의 주원과 김태희, <닥터스>의 김래원과 박신혜까지 드라마 속 수많은 선남선녀 커플들이 이 아름다운 수목원을 거쳐 갔다. 
이용시간: 상시

 

푸른 식물과 연못이 어우러진 벽초지문화수목원은 <그녀는 예뻤다>뿐만 아니라 <용팔이>, <닥터스> 등 드라마 속 수많은 선남선녀 커플들이 거쳐 갔다. © 굿데일리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배출한 드라마 <도깨비> 속 도깨비가 풍등을 날리던 인상적인 장소는 안성 석남사다. ©굿데일리

■ 도깨비 - 안성 ‘석남사’ & ‘미리내성지’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배출한 드라마 <도깨비>. 아픔을 간직한 채 불멸의 삶을 사는 도깨비와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도깨비 신부.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저승사자와 그를 사랑하는 미스터리 한 여인 써니. 그들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 배우들의 멋진 연기, 환상적인 영상미 덕에 일명 ‘도깨비 신드롬’을 낳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대체 저기가 어디지?’ 하며 의문을 품었던 촬영지들 역시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계속해 화제가 됐다.

안성에는 <도깨비>의 촬영지가 두 곳이나 있다. 먼저 도깨비가 풍등을 날리던 인상적인 장소는 석남사다. 신라 문무왕 20년(680년)에 창건된 이 절은 안성 서운산 북동쪽 기슭에 있으며,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긴 돌계단이 아름다워 더욱 유명해졌다. 

다른 한 곳은 도깨비 신부가 도깨비를 소환하는 장면을 촬영한 안성 미리내 성지의 ‘103위 시성 기념 성당’이다. 미리내 성지는 천주교 박해 당시 신도들이 모여 살던 마을로 김대건 신부와 이윤일이 안치된 순교 사적지다. 103위 시성 기념 성당의 웅장하고 거대한 자태와 고요한 느낌 때문에 드라마 촬영 전부터 많은 성지순례객의 행렬이 이어지는 곳이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 신부가 도깨비를 소환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은 안성 미리내 성지의 103위 시성 기념 성당이다. © 굿데일리

전국에 첫사랑 붐을 몰고 온 영화 <건축학개론>의 두 주인공은 양팔을 펴고 양평 구둔역 레일 위를 걸으며 관객들이 잠시 잊고 있던 ‘설렘’이라는 감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 굿데일리

■ 건축학개론 - 양평 ‘구둔역’

전국에 첫사랑 붐을 몰고 온 영화 <건축학개론>. 대학생이었던 승민과 서연은 과제를 위해 찾은 어느 오래된 역에서 두 팔을 펴고 레일 위를 걸으며 관객들이 잠시 잊고 있던 ‘설렘’이라는 감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장면을 찍은 장소가 양평 구둔역이다. 

1940년에 문을 연 구둔역의 역사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열차운행이 멈춘 후 한동안 폐간이역으로 방치되었다가 지역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영화 촬영지에 카페 까몽이네, 행복제작소, 대합실, 고백의 정원 등 9개의 테마 공간으로 마련되어있다. 즉석사진 찍기, 소원 매달기 등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철로 위에서 풍등을 날리는 체험을 즐길 수 있어 양평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영화 속 승민과 서연이 함께 걸었던 그 평행선은 결코 만나지도 헤어지지도 않은 채 그곳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어쩌면 영화 포스터의 문구처럼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 것이다. 선로 위에서 잠시 ‘첫사랑’을 추억해 본다. 

양평에는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곳이 한 곳 더 있다. 국민 소설 소나기를 배경으로 조성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이다. 소나기와 함께 찾아온 소년과 소녀의 풋풋하고 애틋한 첫사랑 이야기 속에서 촉촉하게 감성 충전 될 것이다.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은 국민 소설 소나기를 배경으로 조성됐다. © 굿데일리

<늑대소년>의 대표적인 촬영지인 포천 비둘기낭폭포는 현무암이 침식되어 생긴 곳이다. 폭포 뒤 동굴에서 흰 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서식했다하여 ‘비둘기낭’이라 불린다. © 굿데일리

■ 늑대소년 - 포천 ‘비둘기낭폭포’

<늑대소년>은 대표적인 한류 스타 송중기가 한 소녀를 지키는 늑대소년으로 변신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작품이다. 둘 사이의 우정과 사랑이 아름다운 영상과 어우러져 영화 개봉 직후부터 촬영지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곳이 포천의 비둘기낭폭포다. 

포천시 영북면의 대회산천 하류의 비둘기낭폭포는 현무암이 침식되어 생긴 곳이다. 마치 양손을 모은 듯 동그란 하식동굴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와 코발트 빛 소(沼)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마치 전설 속의 비경처럼 몽환적이다. 

폭포 뒤 동굴에서 흰 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서식했다하여 ‘비둘기낭’이라 불린다. 폭포 주변에는 야생화 생태공원과 캠핑장이 있어 아름답게 펼쳐진 자연을 감상하면서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다.

폭포 주변은 임진·한탄강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주상절리와 현무암협곡 일대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경치가 일품이다. 덕분에 <늑대소년>뿐만 아니라 <선덕여왕>, <추노>, <최종병기 활>, <괜찮아 사랑이야>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최근에는 조선건국과정에서 영웅들의 활약을 다룬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정도전의 비밀동굴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아찔한 감악산 출렁다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의 두 주인공은 보고 싶었다는 말을 담담하게 꺼내며 애틋한 눈빛을 교환한다. © 굿데일리

■ 끝에서 두 번째 사랑 -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10대보다 유치하고 20대보다 발랄하며 30대보다 뜨거운 중년들의 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정해진 원칙만 고집하는 남자’ 상식과 ‘예측 불가능을 즐기는 여자’ 민주의 안티에이징 중년 로맨스다. 아찔한 감악산 출렁다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보고 싶었다는 말을 담담하게 꺼내며 애틋한 눈빛을 교환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시 만나게 된 인연을 이야기한다. 

‘만날 사람은 만나게 돼 있어.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지구 열 바퀴를 돌아서라도.’

가파른 계곡의 양옆을 연결하는 이 아찔한 다리는 감악산 출렁다리다. 감악산 기슭에 지상 45미터 높이에 150미터 길이의 다리로 2016년에 개장 당시 국내 최장 출렁다리로 단숨에 관광 명소가 됐다.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면 출렁다리 건너 범륜사 방향에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범륜사는 동양 최초의 백옥석 관음상이 주요 볼거리로 출렁다리 덕에 덩달아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이 외에도 드라마에는 파주의 관광명소들이 등장한다. 분수대에 들어가 물놀이를 하던 민주와 이를 막으려는 상식이 민망한 첫 만남을 갖는 곳은 벽초지수목원. 촬영 허가를 놓고 둘이 으르렁대며 싸우는 곳이 율곡 이이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자운서원이다. 

<키스 먼저 할까요?>의 주인공 무한과 순진은 평화누리공원을 걷던 중 큰 조형물 앞에서 멈춘다. 이 조형물은 바로 최평곤 작가의 ‘통일 부르기’로 마치 깊은 상처를 지닌 이들의 행복을 기원하듯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다. © 굿데일리

평화누리공원을 산책한 후에는 연못 위에 자리 잡은 카페안녕에서 향긋한 커피와 함께 화사한 봄을 즐겨도 좋다. © 굿데일리

■ 키스 먼저 할까요? -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고독한 독거남 손무한. CD와 LP 등 사라져가는 것에 집착하는 한물간 아재에게 키스 먼저 하자는 여자 안순진이 나타난다. 그리고 독하고 까다롭던 남자의 인생이 달라진다. 성숙한 사람들의 서툰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다. 마음을 긁는 독설 속에 서로의 진심을 깨닫고 사랑에 빠지는 외톨이들의 데이트 장소가 바로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다. 

평화누리공원을 걷던 무한과 순진은 땅속에서 걸어 나오는듯한 큰 조형물 앞에서 멈춘다. 순진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무한은 기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이 조형물은 바로 최평곤 작가의 ‘통일 부르기’로 마치 깊은 상처를 지닌 이들의 행복을 기원하듯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다. 둘은 잔디광장에 누워 하늘을 보고, 다시 일어나 수천 개의 바람개비가 화려한 바람의 언덕을 걷는 평화로운 한때를 보낸다. 

평화누리는 남북대립의 긴장감이 흐르던 임진각을 화해와 상생, 평화와 통일의 상징으로 전환하기 위해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화해무드로 전환되며 임진각 평화누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가볍게 산책한 후에는 바람의 언덕에 위치한 ‘디 브런치안녕’에서 파니니와 요거트로 여유 있게 브런치를 즐기거나, 연못 위에 자리 잡은 ‘카페안녕’에서 향긋한 커피와 함께 화사한 봄을 즐겨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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