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여덟, 가장 눈부신 나이에 두 다리를 잃은 신의현.

장애인이라는 불변의 사실을 받아들이고 더 단단해지기까지 한 남자가 흘린 땀과 눈물의 기록..여기, 한국 장애인 스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 남자가 있다.

11월 4일 7시 10분 장송된 KBS 1TV '다큐공감'에서는 '신의현의 세계 도전 - 다시 달린다'편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열리는 동계 올림픽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꿈꾸는 신의현씨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스물 여덟살까지 건강하게 땅을 딛고 있던 두 다리를 사고로 잃었다.

밤길을 달리던 트럭이 마주오던 차와 정면충돌했고 구조대원들은 형편없이 구겨진 운전석에서 가까스로 그의 몸을 꺼냈다.

어머니는 가망 없다는 의사에게 매달려 '수술 만이라도 해달라'고 빌었다. 7시간이 넘는 대 수술 끝에 양쪽 무릎 아래쪽을 내주고 가까스로 생을 되찾았다.

장애인 노르딕 스키 대한민국 국가대표 신의현 (38세). 그는 매일 죽음을 기도했고. 살아있음을, 자신을 살려낸 가족과 의료진을 원망했다.

3년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삶을 받아들인 신의현. 굳어가는 몸을 깨우기 위해 휠체어 농구를 시작하고, 그 뒤로 슬래지 아이스 하키, 핸드 사이클, 휠체어 스키를 차례로 섭렵했다. 신세계였다.

특히 스키는,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고 2년 만에 세계기록에 근접했다.

좌식스키를 타고 오로지 팔 힘으로 나아가기란 지구를 매달고 가는 것 만큼이나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 핀란드, 뉴질랜드로 강행군하는 전지훈련에서도 눈 한 번 팔지 않고 소처럼 훈련에 매달린다.

2018 평창엔 패럴림픽이 있다!

대한민국 최초 동계 올림픽/패럴림픽 개최, 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팀 최초 구성, 그리고 동계 패럴림픽 첫 출전.

2018 평창 세계 올림픽에 붙은 한국 장애인팀의 타이틀이다.

첫술에 배부를 리 없다고 하지만 장애인 노르딕스키 한국 팀은 배짱 좋게도 첫 올림픽 출전에 메달권을 목표로 한다. 신의현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스키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2017년 3월, 평창 패럴림픽 리허설 격인 테스트 이벤트에서 신의현 선수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금메달, 은메달을 하나씩 땄다. 36세의 늦은 나이에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을 처음 시작했지만 평창 패럴림픽에서 메달 가능성 가장 높은 유망주.

학구파이자 이론에 강한 후배 선수 이정민은 성격, 훈련 스타일 모든 면에서 신의현과는 반대다. 국내에선 랭킹 1,2위를 나눠갖지만 세계 랭킹에서는 격차가 좀 더 벌어지는 두 선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처럼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라이벌이다.

불효자 신의현을 효자로 만들어준 아내, 사고를 당한 지 6개월 만에 베트남으로 달려가 선을 봤다.

부모님 허락도 없이 결정한 국제결혼. 그렇게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만난 여인이 김희선 (30세) 씨다. 열아홉 나이, 선 본 지 4개월 만에 한국으로 왔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예민한 남편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던 김희선씨. 남편 신의현이 운동으로 활력을 찾으면서 김희선씨도 비로소 한국에 정착할 마음을 굳혔다.

시어머니 밤농사 도우랴 남매 키우랴 바쁜 와중에 한, 중 요리사 자격증까지 따서 훈련에 지친 남편에게 보양식을 직접 차려주는 김희선씨는 이 집안의 복덩어리다.

사고를 당한 것도 모자라 삶을 포기하려고까지 했던 불효자 신의현. 그런 남편을 묵묵히 내조하며 국가대표로 키워낸 효부 김희선.

서먹한 결혼 끝에 이제야 연애한다는 부부의 마지막 꿈은 2018 평창 패럴림픽 금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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