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뉴질랜드로 달아난 '일가족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30대 장남 김모(35)씨의 정모(32)씨가 자진귀국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1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 10분경 두 딸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씨를 공항에서 남편 김씨와 살인을 공모한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31일 현지 경찰주재관의 휴대전화를 통해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해 "귀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들에게 자녀들을 맡긴 뒤 정씨는 오후 8시50분쯤 사건을 수사 중인 용인동부경찰서로 호송됐다.

정씨는 "남편의 범행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냐?"라는 수사관의 질문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씨의 남편 김씨는 지난달 21일 친모(55)와 이부(異父)동생(14)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같은 날 오후 8시쯤 강원 평창군의 한 국도 졸음쉼터에서 계부(57)도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사건 전날인 지난 20일 정씨와 함께 두 딸을 데리고 강원 횡성군의 콘도에 도착해 다음날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콘도로 돌아와 하룻밤을 더 묵고 가족과 함께 23일 오후 부인 정씨와 두 딸(7개월·2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

김씨는 같은달 29일 오후 5시30분쯤(현지시각) 2015년 뉴질랜드에서 절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뉴질랜드 오클랜드 현지 경찰에 절도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정씨가 남편의 범행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공범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친모 등을 살해한 뒤 아내에게 연락해 "2명 죽였다. 1명 남았다"고 문자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명'과 '1명'이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으나, 김씨가 어머니 A(55)씨와 이부(異父)동생 B(14)군에 이어 계부 C(57)씨를 살해한 점에 미뤄 범행을 암시하는 대화가 오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뒤 조사결과에 따라 신병처리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