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알록달록 피어난 코스모스 꽃길을 따라 들어가면 푸른 정원에서 뛰노는 강아지들이 반겨주는 그림 같은 집이 있다.

아기자기한 텃밭과 꽃들이 만발한 전원 주택에서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음직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박민화(67), 박미화(65), 박미희(58) 세 자매.

미희씨와 언니들의 새로운 인생을 가능하게 한 사람은 미희씨의 남편인 故 이성근씨였다.

아내에겐 늘 세상에 둘도 없는 슈퍼맨 같던 남편은 지난 2월,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여리고 연약하던 아내가 걱정되고, 안타까웠던 남편이 아내를 위해 남겨둔 마지막 선물이 바로 누룩사업과 언니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지금의 공간.

나이 차이가 큰 탓에 미희씨를 동생이기 보다는 자식처럼 애틋하게 여기던 미희씨의 언니들.

남편 성근씨는 이러한 언니들이 미희씨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줄지 알고 있었다.

떠날 채비를 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도 두 언니들에게 아내 미희씨를 부탁하는 일이었다.

자상하고 따뜻하게 동생을 챙기는 둘째 언니 민화씨. 씩씩하고 당당하게 힘든 일을 도맡으며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셋째 언니 미화씨.

함께 해 주는 두 언니들 덕분에 미희씨는 조금씩 슬픔을 털어내고 행복을 되찾고 있다.

사랑하던 남편은 가고 없지만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동료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지키고 보듬는 언니들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미희씨.

세 자매는 여생을 함께 할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함께할 남은 날들은 꽃길이 되길 바라는 그녀들과 평생 사랑하고 지켜주겠다던 결혼의 서약을 죽음 앞에서도 지키고자한 성근씨와 미희씨를 통해 성숙하고 배려심 넘치는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자.

# 세 자매의 삶, 누구나 한 번쯤 꿈 꿔봤을 노후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알록달록 피어난 코스모스 꽃길을 따라 들어가면 푸른 정원에서 뛰노는 강아지들이 반겨주는 그림 같은 집이 있다.

아기자기한 텃밭과 꽃들이 만발한 전원 주택에서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음직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박민화(67), 박미화(65), 박미희(58) 세 자매.

주변에선 어린 시절을 공유한 세 자매가 한 공간에 사는 일. 함께 일 하고, 음식을 나누고, 웃고 떠들며 여생을 보내는 것이야말로 꿈꾸던 노후라며 부러워하곤 한다.

30대부터 대장게실염을 앓으며 장이 좋지 않았던 미희씨가 건강을 위해 관심을 갖게 됐던 쌀누룩을 지난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 하게 되면서  세자매는 함께 일하는 사업 파트너가 됐다.

가정주부로 평생을 보냈던 미화씨와 언니들.

인생을 정리해 나갈 나이에 새롭게 시작한 낯선 일이지만 세 자매는 각자 나름대로의 역할을 갖고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지금의 나이에도 ‘쓸모 있는 사람’ 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에 힘들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감사하게만 느껴진다.

 # 사랑했던, 사랑하는, 다시 없을 나의 남편

미희씨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 주었던, 세상에 둘도 없는 슈퍼맨 같았던 남편 故 이성근씨. 지난 2월,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여리고 연약하던 아내가 혼자 남겨질 일이 걱정되고, 안타까웠던 남편은 아내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 놨다.

남편 성근씨는 이러한 언니들이 미희씨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줄지 알고 있었다.

떠날 채비를 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도 두 언니들에게 아내 미희씨를 부탁하는 일이었다.

아내가 누룩사업을 시작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고, 처형들에게 혼자 남게 될 아내를 부탁하며 함께 일하고, 함께 살 수 있는 지금의 공간을 만들어준 남편.

유난히 손재주가 좋았던 덕에 목공에도 능숙했던 남편은 미희씨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겨 두었다.

미희씨가 매일 기도를 드릴 때 쓰는 장궤틀부터 누룩 공방에서의 작업대, 의자는 물론 그녀의 발길이 닿을 곳에 정성스레 그려둔 꽃까지..미희씨는 지금도 매일 매일 남편의 흔적을 만난다.

여전히 남편을 잊지 못한 그녀이기에 매일 마주쳐야 하는 남편의 흔적이 괴로울 법도 하지만 미희씨는 이제 슬픔의 시간들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더 이상 ‘여보’ 한 마디면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줄 남편이 없는 미희씨.

미희씨는 이제 조금씩 뭐든 직접 해 나가고, 해결해 가며 홀로서기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 우리가 선택한 꽃길, 행복 시작.

끝까지 아내만을 생각한 남편의 노력과, 여전히 남편의 사랑을 느끼며 사는 미희씨의 결심에 더해 나이 차이가 큰 탓에 동생이기보다는 자식처럼 애틋하게 여기던 막내를 위해 기꺼이 함안까지 와 함께 해준 언니들.

자상하고 따뜻하게 동생을 챙기는 둘째언니 민화씨. 씩씩하고 당당하게 힘든 일을 도맡아 처리하며 바람막이가 되어주는 셋째 언니 미화씨..이런 언니들 덕분에 미희씨는 다시 행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아무리 자매라고 해도 타고 난 것이 전부 다르다는 세 자매.

함께 지낸 날보다 떨어져 지낸 시간이 더 긴 탓에 가끔은 삶의 태도나 의견이 달라 투닥 거릴 때도 많다는 그녀들.

하지만 이제는 언니와 동생이라는 관계를 떠나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들이기에 가끔의 투닥거림도, 자연스러운 화해도  사람 살아가는 맛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사랑하던 남편은 가고 없지만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동료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지키고 보듬는 언니들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미희씨.

세 자매는 여생을 함께 할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함께할 남은 날들은 꽃길이 되길 바라는 그녀들과 평생 사랑하고 지켜주겠다던 결혼의 서약을 죽음 앞에서도 지키고자한 성근씨와 미희씨를 통해 성숙하고 배려심 넘치는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자.

연출 :  백두현

글 :  원효진

촬영 : 강호정

조연출 :  송문기, 김두영

취재작가 :  박민정

방송일 : 2017년 10월 30일(월) ~ 11월 03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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