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40대 피의자의 구속 여부가 29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윤송이 사장의 부친인 윤모 씨(69)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허모 씨(41)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이날 오후 2시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평경찰서는 허 씨의 신발·옷·차량 등에서 윤 씨의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사 결과와 허 씨의 자백 등을 근거로 허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씨는 지난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8시 50분 사이 양평군 윤모(68)씨 자택 부근에서 윤씨를 흉기로 3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윤 사장의 부친(68)은 26일 오전 7시 30분경 양평군의 자택 주차장 옆 정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윤씨는 전날 오후 5시경 아내에게 "나갔다가 오겠다"면서 연락이 끊긴 뒤 이날 아침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부인은 '남편이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해 밤새 실종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윤씨의 부인(67)은 "남편 차는 없는데, 주차장에 피가 보인다"고 경찰에 신고한 뒤 집 주변을 살피다가 정원에 쓰러져 있던 윤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씨의 목에 흉기에 찔려 생긴 것으로 보이는 외상 3개가 발견된 점과 윤씨의 집에서 5㎞가량 떨어진 서종면 문호리 공터에 주차된 윤씨 소유 벤츠 차량을 찾아내 타살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였다.

발견 당시 차량 문은 닫힌 상태였으며 내부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경찰은 윤씨가 집 앞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집 입구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윤씨가 발견된 곳은 사각지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윤씨 차량이 발견된 장소 주변 CCTV를 통해 전날 오후 11시 45분경 윤씨가 아닌 누군가가 이 차량을 이곳에 주차해놓고 빠져나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차량이 주차된 직후 다른 차량 1대가 인근을 지나가는 장면도 확보해 이 차량의 주인으로 등록된 허(41)씨의 행방을 쫓는 데 주력했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 및 차량 수배를 통해 A씨가 이날 오후 3시 11분께 전북 순창 IC를 통과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전북경찰청과 공조해 2시간 30여분 뒤인 오후 5시 45분경 전북 임실의 한 국도상에서 허씨를 검거했다.

A씨는 주차 문제로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이 말을 그대로 다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이자 북미·유럽법인인 엔씨웨스트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미국 실리콘밸리에 체류 중이던 윤송이 사장은 비보를 접하고 급거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김택진 대표는 사건 현장에서 가족의 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사장은 1993년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199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수석으로 졸업한 데 이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천재 소녀'로 불리기도 했다.

2004년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김 대표와 만나 인연을 맺었고 SK텔레콤을 그만두기 직전인 2007년 11월 김 대표와 결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2008년 11월 엔씨소프트에 부사장으로 합류했고, 2015년 1월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숨진 윤 사장의 부친은 한국증권금융 임원을 지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은 흉기 상흔으로 인한 경동맥 손상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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