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는 13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은하수홀에서 ‘마을과 학교, 연애의 방정식’을 주제로 세 번째 ‘참시민 토론회’를 열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마을과 학교가 힘을 모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직접 사회를 맡은 이날 토론회에는 수원시 문화체육교육국장, 수원시의원, 수원시 마을르네상스센터장, 도교육청·수원교육지원청 관계자 등이 참석해 교사·학부모·주민 등 교육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정책에 반영할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교사, 학부모, 마을활동가 등 시민 6명이 발언자로 나서 미래세대를 위한 ‘마을과 학교의 교육협업’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했다.

■ 지역의 물적·인적 자원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필요

윤진현 동수원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은 “마을의 자원을 활용해 학교와 지자체, 지역 주민이 같이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며 “시가 지원하고 학교·학부모·마을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수원 지역자원 연계 프로그램’을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각종 축제 때 ‘수원화성 모형 만들기’, ‘만석공원 연꽃 벽화 그리기’ 등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최순옥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지역자원 연계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학생들이 우리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보강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국 최초의 공립 대안학교인 경기 대명고 전현철 교사는 “학교에서 추진되는 ‘혁신공감학교’ 등 정책과 마을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사업은 모두 잘 이뤄지고 있지만 상호 연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학교에서 진행 중인 교육 프로그램에 마을 교육공동체의 역량을 더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지역 특화 교육과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선미 수원교육지원청 교수학습국장은 “지역 특화 교육과정을 일반 교육과정에 포함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학생들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지역 특화 교육과정이 개발·보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녀가 연무초등학교에 다니는 이경숙씨는 “다양한 재능을 갖고 학생들을 위해 활용하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면서 “학부모들을 교통지도, 배식지원 등 ‘동원’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교육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 새로운 것 만들기보다 재창조, 유지·발전에 주력해야

김희경 품격학교 꿈의 학교장은 “수년 전부터 지자체, 교육지원청, 학교, 마을단체에서 이미 많은 예산을 들여 ‘꿈의 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교육은 단시간에 성과를 이끌어내기 힘든 분야인 만큼 ‘성장’보다는 ‘성숙’, ‘개발’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점검해 ‘재창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율천동의 이경남 마을활동가는 학교시설을 주민들에게 폭넓게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주차장, 체육관, 유휴교실 등 학교시설이 주민들에게 개방되면 학교와 마을 사이의 담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차난, 각종 시설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시설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말했다.

염태영 시장은 “학교 시설개방 문제는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라며 토론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스위스 글라루스주의 직접민주제도 ‘란츠게마인데’를 본뜬 찬반투표를 제안하기도 했다. 즉석 투표에서 ‘학생들의 안전한 교육환경을 위해 학교시설 전면 개방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뤄, 최근 학교 안전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반영했다.

토론회 말미에는 ‘마을과 학교간의 소통·협력을 위한 우선 과제는?’을 주제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현장 투표도 진행됐다.

토론회 참석자 72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마을과 학교의 협업을 위한 지원조직 강화’를 꼽은 사람이 42%(30명)로 가장 많았다. ‘교육과정 개발시 마을 교육공동체 참여’ 26%(19명), ‘지자체와 학교의 연계사업 개발’ 22%(16명), 교육 주체의 역량강화 지원 8%(6명), 학교시설 개방 1.4%(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참시민 토론회는 해당 주제와 관련된 직접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정책과 연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오늘 나온 의견들이 앞으로의 정책 수립과 추진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시민 토론회는 ‘참여하는 시민들의 민주주의’의 첫 글자를 따 만든 ‘소통 토론회’다. 매회 다른 주제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면 시장, 시의원, 정책 담당자 등이 현장에서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3월 ‘수원 시민의 정부, 청년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첫 번째 토론회가, 6월에는 ‘수원화성마을, 착한 발전의 길은?’을 주제로 두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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