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오래된 집을 뜯고, 자르고, 나르는 등 2년 째 직접 '집만' 고치고 있는 조훈(52)-김수진(47) 부부가 있다.

온통 갈색 페인트로 칠해졌던 한옥의 나무, 페인트를 벗겨냈고 묵혔던 땅을 갈아엎어 텃밭과 뜰을 만들었다.

천장 판자를 걷어내자 고래 뱃속 같은 서까래가 드러났고, 보일러를 깔았던 마루를 걷어내니 옛 대청마루가 숨어있었다.

화장실로 개조됐던 누마루는 근사한 마당 전경을 선사했다.  귀촌하면 낡은 집을 고쳐 살자던 막연한 꿈이 현실이 됐다.

물론 입에서 단내 나도록 힘이 든다. 그러나 처마를 흘러내리는 빗소리, 볕 좋은 날 고실고실 말라가는 빨래, 쉼 없이 피고 지는 꽃들을 보며 부부는 고양이들과 살고 있다.

사실 부부는 서울에서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카페를 운영했었지만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에 밀려 14년 동안 운영하던 카페를 닫아야 했다.

귀촌의 뜻을 품고 있던 부부는 이때다 싶어 해남으로 향했고, 3년 동안의 해남 시골살이를 끝내고 그들만의 집을 찾아서 부여까지 오게 됐다.

낡은 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부부는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주체 할 수 없었단다. 그렇게 부부의 느린 복원이 시작됐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다면 공사는 빨리, 더 편하게 끝났을 것이다.

서울의 집을 팔았고, 차를 팔았고, 온 정열을 오래된 집에 쏟는 부부...공사기간은 길어지고 예산은 이미 초과한 지 오래다.

누군가는 사서 하는 고생, 세상의 속도와 반대로 가는 삶이라 하겠지만, 부부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치열하게 자신의 터를 가꾸어가는 부부, 땀에 절은 얼굴로도 바람 한점 지날 때마다 웃음이 난다.

느리고 천천히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 부부, 빛바랜 오래된 집에 곳곳마다 부부의 숨결이 더해지고-

그렇게 두 사람은 오래된 집에서 두 번째 가을을 맞는다.

1부 주요 내용 (2017/09/11)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에 2년 째 오래된 집을 직접 고치며 살고 있는 조훈-김수진 씨 부부가 있다. 날만 밝으면 시작되는 공사... 전문가들도 버거워하는 한옥 고치기를 오롯이 둘이서 해나가는 부부.

옛 주인이 버리고 간 짐을 정리 할 때면 보물찾듯 눈을 반짝이고, 직접 일군 텃밭 작물들은 부부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다.

지진한 공사 시간동안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던 지인의 방문! 부부는 달라진 집 모습을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며칠 뒤... 자식같은 고양이들의 아침을 챙겨주는 수진 씨. 그런데, 하얀 고양이 상실이가 보이지 않는다.

2부 주요 내용 (2017/09/12)

고양이들 이삿날. 안채 공사를 위해 고양이 식구들은 목욕재계를 하고 별채 생활을 시작한다. 며칠 뒤 반가운 손님의 방문. 남편 훈씨의 큰 누나가 부부의 집을 찾아왔다.

집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챙겨온 음식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다시 시작된 공사, 친정엄마와 통화를 하던 수진 씨는 눈물을 보이는데...

방송 일시: 2017년 9월 11일(월) ~ 2017년 9월 15일(금)

채 널: KBS 1TV 오전 7:50 ~ 8:25

프로듀서 : 임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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