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내 아들은 학교폭력 '가해자' 엄마는 왜 자식의 죄를 알렸나?

[문제아로만 알았던 아들이 학교폭력 피해자?]

아들 민재(가명)가 또, 사고를 쳤다고 했다. 절도 사건으로 이미 청소년폭력 예방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던 아들이 이번에는 학교 후배를 폭행해 경찰에 신고가 됐다는 것이다.

자식이 가해자라는 충격도 잠시, 민재 어머니는 심리상담 선생님으로부터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듣게 됐다고 한다.
민재가 경찰에 신고된 것처럼 학교폭력 가해자가 아닌 오히려 ‘피해자’로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담센터에서 심리검사를 진행하며 ‘집’을 그려보라고 하자, 민재는 선 하나조차 제대로 긋지 못했다고 한다.

보통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집’을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생각하는데, 민재는 ‘집’조차 공포의 장소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도대체 민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데, 심리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아들 친구 준영(가명)이의 모친이 ‘혹시 아들 친구들이 올린 SNS 사진들을 본 적이 있냐’며 민재 어머니에게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즉시 아이의 SNS를 확인한 민재 어머니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는데.... 민재가 길거리에서 발가벗겨진 채 찍힌 사진, 아들의 머리카락이 마구잡이로 잘린 채 찍힌 사진 등이 버젓이 SNS에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민재가 무려 1년 동안 친구들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당해 왔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도대체 왜 민재는 그렇게 오랫동안 집단 괴롭힘을 당해 오면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걸까?

*가해 학생의 엄마는 왜 자식의 죄를 알릴 수밖에 없었나

우리는 집단 괴롭힘에 가담한 12명의 학생 중 일부와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그들은 민재의 나체사진을 찍으며 희롱하거나, 돈을 갈취하고 폭행까지 했던 것이 그저 친한 친구들 사이의 장난이었다고 주장했다.

피해를 봐왔던 민재 또한 장난으로 받아들이는 줄로만 알았다는 것이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 또한 민재도 함께 어울리던 불량학생이고 또래 아이들의 심한 장난일 뿐인데 법적인 처벌까지 받는 것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며 억울해 했다.

실제로 청소년폭력 예방센터에서 상담 받던 초기, 민재는 피해 상황을 부인하며 친구들 사이의 장난이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는데...

자살 징후가 보일 정도로 민재의 폭력 피해가 커지는 동안 왜 어느 누구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걸까?

끔찍한 집단 괴롭힘이 드러난 것은 한 학부모가 민재 어머니에게 피해 상황을 알렸기 때문이었다. 그 학부모는 다름 아닌 가해 학생 중 한 명이었던 준영(가명)이의 어머니였다.

자신의 아들이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처벌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준영이 어머니는 민재 어머니를 찾아와 무릎까지 꿇어가며 자식을 대신해 사죄했다고 한다. 그녀의 용기 있는 고백이 없었다면 지금도 끔찍한 폭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2.실종된 베트남 장인어른, 그는 어디로 사라졌나?

[인파에 휩쓸려 사라진 베트남 장인어른]

벌써 보름 째, 김덕규 씨는 차에서 쪽잠을 자며 생활하고 있다. 지난 달 덕규 씨와 함께 길을 나섰던 베트남 장인어른 누엔반구이 씨(59)가 그만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장모와 아내에게 죄스러운 마음에 차마 집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데.... 애태우는 가족 때문에 덕규 씨는 육아 휴직까지 내고 실종 전단지를 배포하며 장인을 찾아다니고 있다.

7년 전, 베트남인 아내와 국제결혼을 한 김덕규 씨는 두 딸을 낳고 베트남에서 장인, 장모까지 모셔와 화목하게 살아왔다. 장인어른이 실종된 7월 21일은 장모의 외국인등록증 갱신을 위해 출입국사무소에 가던 날이었다.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에 내려 환승을 하던 중 인파에 밀려 장인과 거리가 멀어졌고, 뒤돌아봤을 때는 이미 그가 사라진 후였다고 한다.

우리는 남아있는 CCTV 자료를 통해 덕규 씨 장인의 행적을 추적해보기로 했다. 역사 내 CCTV에는 장인이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출입국사무소가 있는 종각역에 내리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덕규 씨는 자신과 자주 왔던 출입국사무소의 위치를 장인이 기억하는 듯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종각역 10번 출구 인근 가게 앞에서 3시간 넘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서성이다가 CCTV 화면에서 이내 사라져버렸다. 이후 장인에 대한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하고,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베트남 장인은 어디에 있나?]

베트남 장인은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고, 실종 당시 수중에 돈도 없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어린 시절 앓은 병 때문에 지적장애까지 있어 의사소통도 어렵다고 했다.

CCTV 속 장인의 행적과 실종 상황을 분석한 범죄 심리전문가는 장인이 노숙자가 집중적으로 모인 구역에서 그들과 함께 지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실종 수사 중인 경찰은 금융 사기나, 인신매매 같은 범죄에 노출되었을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는데....

노령의 외국인이라 시간이 흐를수록 생사가 걱정되는 상황. 베트남 장인어른은 정말 범죄의 희생양이 된 것일까? 아니면 폭염이 내린 거리를 여전히 위태롭게 헤매고 있는 것일까?

18일 방송되는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모두가 학교폭력의 가해자인 줄로만 알았던 피해 학생 민재의 사연과 자신의 아들의 가해행위를 드러내야만 했던 한 학부모의 이야기 지난 7월 21일, 사위와 함께 출입국사무소를 방문하던 길에 동대문역사에서 사라진 베트남 장인의 행방을 추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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