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열린 '2017 제9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개막식 현장. 힘찬 구령 소리와 함께 축포가 하늘 위를 가르자, 무대 위로 커다란 지구본과 비엔날레의 마스코트인 '토야' 풍선이 떠올랐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도자재단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예술축제 ‘제9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지난 2001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9회째인(홀수년 개최)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세계 각국의 도자 예술가들이 모이는 글로벌 축제다. 올해는 76개국, 1,000여명이 참여하고, 1,5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날 개막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기열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주한 영국 대사와 문화원장, 주한 미국 대사관, 주한 루마니아 대사관,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 유럽도자센터 관장, 일본 아이치현 부지사, 국내외 도예단체 등 600여 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개막행사는 ‘삶에 대한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한 영상을 시작으로 우관호 비엔날레 전시감독의 주제설명과 남경필 지사의 개회사, 정기열 도의회 의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남경필 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삶이다. 전 세계 76개국의 다양한 문화에서 탄생한 수천 점의 도자기가 ‘삶’이라는 주제로 한데 모였다”며 “9회째를 맞은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통해 경기도, 대한민국, 광주, 이천, 여주가 도자문화의 세계 중심임을 알리는 동시에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기열 도의회 의장도 “도자는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자산이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문화”라며 “특히 조선시대 도자문화의 중심지인 경기도에서 개최되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지방문화가 국가의 경쟁력을 확인시켜 준 글로벌 축제인 만큼 앞으로도 큰 관심 부탁드린다”고 축사를 전했다.

우관호 비엔날레 전시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개최지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광주는 과거와 현재의 유사성과 현대성을 볼 수 있는 작품을, 이천은 현재 세계 각지에서 제작된 작품을, 여주는 죽음을 기리는 골호(유골함)를 전시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현대 도예의 한 부분을 정리 제시하고, 도예가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선언에 이어 남경필 지사와 정기열 의장 등 내빈들은 전시가 이뤄지는 경기도자박물관과 광주시 왕실도자기·광주시중소기업제품 판매장을 둘러봤다.

경기도자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광주 주제전 ‘기억-삶을 돌아보다’는 인간 삶의 이야기를 되돌아보고자 기획된 전시다.

국내외 주요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한국의 토우와 백자명기, 중국의 도용(陶俑)과 가형명기(家形明器), 일본의 민속 흙인형과 ‘하니와(埴輪, 흙으로 빚어 만든 토기의 일종으로 봉토분 주변에 둘러놓은 것)’ 등 인간의 삶을 서사하는 유물 100여 점과 유물들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현대 도자작품 30여 점으로 구성됐다.

특히 지난 2015년 우호협력관계를 맺은 일본 아이치현에서 비엔날레를 위해 무상 대여해 준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김은혜(25) 씨는 “도자를 전공하는 학생인데 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전시를 보기 위해 왔다”며 “세계적인 작품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사-삶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22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이천 세라피아, 여주 도자세상 일대에서 37일간 열린다.

광주에서는 ‘삶을 돌아보다’라는 주제로 유물 중심의 도자를, 이천에서는 ‘삶을 말하다’를 주제로 현대 도자를, 여주에서는 ‘삶을 기리다’를 주제로 골호를 전시한다.

또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우선 시민과 작가가 홈스테이로 교류하는 국제도자워크숍과 작가와 시민이 도자정원을 꾸미는 이벤트, 장애우와 관람객이 함께하는 도자시연, 명장 시연 이벤트 등이 열린다.

이 외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키즈비엔날레’, ‘나도 예술가’, ‘도자놀이방’ 등의 프로그램과 매 주말과 공휴일마다 광주, 이천, 여주 등 세 곳에서 실시되는 가족대항전 ‘흙놀이 한마당’ 등도 진행된다.

광주, 이천, 여주 행사장은 신분당선과 연계된 경강선을 통해 전철로 방문 가능하다. 비엔날레 개최 기간 동안 주말에는 곤지암역, 이천역, 여주역에서 행사장까지 이동할 수 있는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비엔날레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홈페이지(www.koce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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