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십상시 문건 전말에 대해 털어놨다.

26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정윤회 문건 십상시X' 전말을 공개했다.
 
최순실 전 남편 정윤회가 청와대 문고리 3인방과 함께 강남 모처에서 국정 농단을 해왔다. 세계일보는 지난 2014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올해 1월6일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으로 작성해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에게까지 보고된 동향 감찰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이 문건에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으로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을 비롯한 청와대 내부와 외부 인사 10명이 정씨와 매달 두 차례 정도 서울에서 만난다는 보고가 담겼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는 해당 보고서가 모임에 참석하는 청와대 내외부 인사 10명을 중국 후한 말 조정을 휘두른 환관들인 '십상시'로 지칭하고 있으며 정씨는 이들로부터 청와대 내부 동향 등을 보고받는가 하면 김 비서실장의 교체설 등을 퍼뜨리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한편 십상시(十常侍)는 중국 후한 말 영제(靈帝) 때에 정권을 잡아 조정을 농락한 10여 명의 환관들을 말한다.

이들 십상시는 당시 권력자였던 하진과 2000여명의 사람을 장락궁에서 죽이는 등 어린 황제를 조종해 부패한 정치를 일삼았다.

이들 십상시는 원소에 의해 처결되었으나 이 사건으로 인해 중국은 다시 혼돈에 빠지며 조조, 유비, 손견 등이 세력을 다투는 삼국지가 시작된다.

이날 방송에서 박관천은 "저 역시 지금 이렇게 국민을 아프게 하는 국정 운여엥 안 좋은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한때나마 대통령을 모신 사람으로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부나마 이런 사태까지 왔는지 되짚어봐야 겠다 생각했다"며 인터뷰에 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993년 청와대 임용 후 네 정부에서 사정, 감찰 업무를 맡으며 솔직한 심정은 이렇게 중요한 업무가 나한테 오구나 생각했다"면서 "결국 운명이라고 할까. 그 일을 맡게 된 것이 22년 공직생활의 운명을 바꿔놓았다"고 털어놨다.
 
박관천은 처음엔 비선 위력을 잘 몰랐고 '십상시'라는 표현도 그가 지은 게 아니라 비선 주변에서 떠도는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십상시가 결국 측근이지만 결국 한나라의 패국을 가져온 나쁜 사례지 않냐. 외부에서 보기로는 그렇게 보였다. 그것을 겁도 없이 보고서에 담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보도 20여 일 만에 구속된 뒤 비선 실세 위력 실감했다고 했다.

당시 검찰은 진실보다 유출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비선 실세 의혹은 가짜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박관천 경정은 "검찰이 '찌라시'라고 한 내용이 왜 대통령 기록물로 바뀌고, 공무상 기밀 누설이라는 중요한 문건으로 바뀐 거냐"고 반문했다. 또 "청와대에서 작성한 모든 보고서는 대통령에게 보고된다는 가정을 한다. 그런 보고서를 함부로 쓸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박관천은 “정윤회도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 최순실이 더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순실이 최고고 그 다음 박대통령이라고 말했다”며 “측근 관련을 맡으며 최순실이 가장 강하고, 대통령이 최순실로부터 많은 의견을 받고 의견을 반영한다는 말을 또 듣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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