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배용제(54)씨가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배 씨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23일 구속했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배씨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뒤 이날 새벽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배 씨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4년 7월까지 경기도의 한 예술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면서 여성 제자 9명을 수차례 성폭행하거나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씨의 성폭행 사실은 지난해 10월 고등학생 제자를 불러 내 성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SNS에 퍼지면서 불거졌다.

배씨의 문학 강습생 6명은 트위터를 통해 배씨가 자신의 창작실로 불러 성관계를 제의하고 "내게 네 첫 남자가 되어주겠다", "너랑도 자보고 싶다"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배씨가 실제로 신체접촉을 했고, 강제로 성관계를 한 후 나체를 촬영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폭로가 줄을 이었다.

파문이 확산되자 배씨는 지난해 10월26일 SNS를 통해 "예고에 (강사로) 재직하던 수년 전부터 그만둔 후까지 폭력이라는 자각도 없이, 단 한 번의 자기 성찰도 하려하지 않은 채, 많은 일들을 저질러 왔다"며 "시를 가르친다는 명목하에, 수많은 성적 언어로 희롱을 저지르고, 수 많은 스킨십으로 추행을 저질렀다"고 성추행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배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성관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합의 하에 이뤄졌다며 성폭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로 등단한 배씨는 '삼류극장에서의 한때', '이 달콤한 감각', '다정' 등 시집을 출간했고, 최근에는 시집 '다정'으로 2016년 '올해의 남도 시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작권자 © 굿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