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1)씨의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사법연수원 19기)의 구속 여부가 21일 결정되는 가운데 심리를 맡은 오민석 판사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민석(사법연수원 26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연다.

오민석 부장판사는 1969년생으로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우 전 수석의 대학 후배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19기인 우 전 수석보다 7기수 아래다.

오 판사는 일선 재판 업무 뿐 아니라 법원행정처 민사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두루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최근 수원지법에서 행정 소송을 심리하다 이달 7일 법원 정기인사 때 서울중앙지법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 판사는 법원 안팎에서 실전 경험과 이론을 겸비했으며 꼼꼼하면서 차분한 성격으로 이 때문에 단시간 내에 기록을 검토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영장 업무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과정으로 볼 때 이날 밤 늦게나 22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관련한 의혹을 묵인하거나 방조하고, 이에 대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또 지난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에게 부당 압력을 행사해 인사에 개입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국회 청문회에 불 출석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특검은 18일 오전 10시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혐의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경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최씨를 아직도 모른다는 입장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 모른다"라고 답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의 내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 말씀 해 달라"는 질문에는 "들어가서 말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병우는 기자들의 “아직도 최순실을 모른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네 모릅니다”라며 지난 청문회 때와 똑같은 태도를 보였다. 이들의 꽃보직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우병우는 “그동안 충분히 밝혔다”며 일관된 뜻을 밝혔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6일 검찰의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에 한 차례 소환됐지만 특검 소환은 처음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22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서는 국정농단 사태를 미리 살펴보지 못한 점에 대해 "미흡했다"면서도 최씨와의 연관성 등 모든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은 재임 중 최씨 등의 비리를 제대로 감찰·예방하지 못하고 비리행위에 직접 관여하거나 방조 또는 비호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전 감찰관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및 최씨 등의 비리행위를 내사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해임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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