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말씀자료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방기선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현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은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2016년 면담 자료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2015년 말씀자료에는 후계 승계 관련 내용이 있었다"며 "2015년 7월 자료를 최근에 봤는데 거기에는 있었다"고 말했다.

방 전 행정관은 "2015년 말씀 자료에 '삼성그룹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이므로 지배구조가 조속히 안정화되어 삼성그룹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미래를 위해 매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람'이란 구절이 있었고, 이는 자신이 아닌 윤모 행정관이 작성했다"고 밝혔다.

방 전 행정관은 "'현 정부 임기 내에 승계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함'이란 구절 역시 윤 행정관의 문장"이라며 "(대통령이 아닌) 윤 행정관 본인이 스스로 생각해서 썼다고 답변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방 전 행정관은 또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미르·K스포츠재단이 청와대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방 전 행정관은 주심 강일원 재판관이 "지금 문제가 되는 미르·K스포츠재단은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주도해 만든 것이냐, 쉽게 말해 전경련에서 만들 테니 청와대가 도와달라고 해서 만든 것은 아니냐"고 묻자 "네"라고 대답했다.

그는 다만 "재단 설립이 (대통령) 공약은 아니었고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두 축으로 하려 했기 때문에 그것을 이행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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