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5살 큰 아이에게 '누가 숲속의 왕이 될까'라는 제목의 동화책을 읽어준 적이 있다. 동물들은 저마다 서로 왕이 되겠다고 다투었지만 결국 해결사 다람쥐가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숲속의 왕이 되었다.

나는 투표의 의미를 알려주면서 왕은 힘이 세거나 잘 날거나 나이가 많은 것보다 다람쥐처럼 다른 동물들의 마음을 잘 알고 귀 기울여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비단 동화책 속의 이야기일 뿐일까? 지도자의 중요성을 우리는 현실에서 체감하고 있다. 지난 해 대통령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사태로 시작된 정치적 혼란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졌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촛불집회는 선거나 정치에 무관심했던 사람들도 광장으로 나오게 했고 유권자들의 정치적 각성과 문제의식을 키우는 기폭제가 되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통령선거에 국민의 92%가 투표하겠다고 한다. 선거에 무관심했던 20대의 투표의향도 높아졌다. 유권자의 선택이 낳은 대가가 얼마나 값비싼 것이었는지 국민들이 절실히 깨달은 결과가 아닐까 한다.

선거 때 마다 우리는 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한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유권자는 선거를 통해 민의를 대표할 정치인을 제대로 가려내야 하는데 다수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정치적 의사는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유권자의 올바른 투표참여를 통해 정치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도록 해야 한다.

변화의 출발점은 다름 아닌 ‘나’이다. 투표참여는 매우 단순하고 당장은 나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나비효과처럼 나의 올바른 한 표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바로 보는 눈, 바로 판단하는 머리, 바로 찍는 손!"

1992. 12. 18. 실시한 제14대 대통령선거의 슬로건이다. 투표지 속에 담겨진 유권자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슬로건이 아닐까 한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하고 바로 찍는 현명한 유권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부산 영도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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