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과 각계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심문을 맡았던 조의연(51·사법연수원 24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파면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19일 다음 아고라에는 '이재용 구속 기각한 조의연 판사 파면 청원'이라는 주제로 개설된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글에는 "판사는 양심에 따라 판결해야 하는데 조의연 판사는 양심보다 사익을 앞세운 판결을 했다"면서 "양심을 내다 버린 판사의 판결은 인정할 수 없다"고 서명을 독려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청원 운동도 진행 중이다.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의 해당 글에는 "이따위 판결이면 알파고에게 판결을 맡기는 것이 낫겠다"며 "새로운 영장 전담 판사를 배치해 이재용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2월 28일까지 5만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이 사이트에는 개설 하루만인 20일 오후 4시현재 목표치 66%인 3만 3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한편 조 부장판사는 18일 진행된 이 부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현재까지 수사 진행 내용과 경과,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안민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힘없고 약한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날카롭던 대한민국 법의 칼날이 어째서 재벌 앞에서는 늘 무뎌지는가?"라며 "진실을 감추려는 삼성의 거대 조직이 존재하는 한 불구속 상태의 이재용 부회장은 계속해서 법망을 빠져나갈 것이다. 법원은 이러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구속 영장을 기각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이 진정 삼성 공화국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에 빠진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재용 기각은 헌법위반이다'라는 글을 통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않는다. 2,400원 횡령은 해고사유가 정당하고 340억 뇌물 공여는 다툼의 소지가 커 구속은 안 된다는 사법부. 법원도 헌법 아래 있다"고 쓴소리를 내뱉았다.

정 전 의원은 또 "조의연 판사에게 양심을 묻는다"며 "3만4000원짜리 밥 사면 김영란법 위반인데 340억짜리 뇌물 주면 다툼의 소지가 크다는 것인가?. 16억 지원받은 장시호는 구속이고 그 돈을 준 삼성은 불구속인가? 롯데 신동빈과 삼성 이재용의 법앞의 재벌봐주기평등 짜맞췄나"라 일침했다.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1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일견 타당성이 있어보이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간과한것이 몇가지 있다"며 법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밝혔다.

조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정청탁과 대가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기각 이유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김용 수석대변인도 19일 "국민이 잠든 새벽 재벌은 다시 집으로..." 제목으로 조의연 검사의 기각 결정에 대해 맹 비난했다.

정의당 경기도당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경기도당은 19일 "특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며 "지난 17일, 특검은 뇌물공여, 횡령, 국회 위증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당은 이어 "이러한 특검의 수사와 구속영장 청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지당한 수순이자,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무너진 법치주의를 세우는 과정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면서 "그러나, 법원(서울중앙지법 조의연 판사)은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함으로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실규명과 사회정의로 가는 상식을 가로막았다"고 비난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며 일부 네티즌들은 “삼성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남기며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행동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즉각 유감을 나타내며 21일 예정된 13차 촛불집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진행동 측은 “법원이 무너뜨린 정의를 바로세울 것”이라며 “사법부는 ‘돈이 실력’임을 입증했다. 법은 평등하지 않았고 상식은 또 한 번 무너졌다. 법원은 재벌 앞에서 멈췄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특검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 건물의 입구 쪽 벽면에는 '특검 힘내라'라는 문구가 적힌 응원 게시판이 마련됐고 각종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특검힘내라', '박영수특검힘내라' 등 해시태그 붙이기 운동이 퍼지고 있다. 또 특검 사무실에 꽃바구니가 배달 되는 등 격려가 이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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