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연말정산 시기가 다가오면 카드 사용금액, 의료비 사용내역, 연금보험료 납입내역 등 소득공제꺼리를 찾아 계산기를 신경질적으로 두드리곤 한다.

13월의 월급이라 불리기도 했다는데 요즘은 줄고 줄고 줄어버린 환급액 덕분에 인적공제가 빠지진 않았는지 어디 기부를 한 것은 없는지 혹여나 지나쳤을지 모를 절세항목들을 꼼꼼하게 셈해보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그러다가도 더 이상 생각나지 않으면 고려해보는 것이 정치후원금이었다.

피 같은 내 세금은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쓰라고 낸 것인데, 소위 “돌아가는 판”을 보면 세금내기도 아까운 요즘인지라 정치후원금까지 기부하면 정말 억울할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열일하는 정당, 정치인이 있어 내 돈 내고도 기분 좋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후원이 어디 있겠냐만은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힘을 보태는 것이 우선되었다면 지금쯤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열일하는 정당, 정치인이 더 많아지지는 않았을까? 정치자금 문화가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았을까?

우리는 매번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정치자금 비리를 마주해왔고   부정하게 모아진 정치자금들이 올바르게 쓰이지도 않는 것이 기정사실이었다. 또 늘 보아오던 장면이라 여기고 흐지부지 무마되는 것을 무심하게 지나쳐 버린 것 또한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기부한 깨끗한 정치후원금은 정당, 정치인들에게 격려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평가와 감시의 발현으로도 와닿을텐데, 우리가 너무 소홀하진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날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따뜻하고 스마트한 국민들이 많다. 여러 방면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바른 정치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많이 보여 진다. 소액다수의 정치후원금 기부도 희망의 정치를 소망하는 염원이 담긴 또 하나의 참여로 정당과 정치인이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펼칠 수 있는 격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즈음에서 문득 희망의 정치를 염원하는 DAY가 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유독 대한민국에는 로즈데이, 빼빼로데이, 자장면데이 등등 의미를 부여한 DAY가 많은데 열일하는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기부하는 DAY는 없지 않은가.

12월은 청정 대한민국을 위해 기부하는 달이었으면 좋겠다는 야무진생각을 해보며 2017년 우리 정치문화는 올해보다 조금 더 깨끗해 지기를 기대해 본다.

*부산동구선거관리위원회 강선미 홍보주임

저작권자 © 굿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