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매순간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면서 살아간다. 일상 속 소소한 선택에 따라오는 책임 또한 소소한 것들이라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매순간 선택과 결과, 그 결과에 따르는 책임까지 우리가 늘 마주하는 것들이며, 가끔은 생각지 못한 책임의 무게에 당혹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 가끔은 선택한 것에 대한 결과가 실망스럽거나 책임의 무게가 생각지 않게 무거울 때, 혹은 나 혼자만의 선택이 아닐 때 우리는 그 책임의 무게를 외면하거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신 견뎌내주길 기대하기도 한다.

올해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되고, 5월 30일부터 대한민국 제20대 국회의원 300명의 임기가 개시되었다. 우리는 예전처럼 학연?지연을 따지기보다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따져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지역을 위해 정성을 다한 정치를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꾸준히 이어온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 운동 덕분이며, 예전보다 성숙된 시민의식이 만들어낸 성과였다.

그 결과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선택한 우리의 대표자들이 임기를 채워나가고 있지만 우리는 언제나처럼 선거가 끝난 이후 그 결과에 대해 무심해지고 있다. 투표를 함으로써 유권자의 소임을 다했다는 생각에서 일수도 있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선택을 하는 행위이고 비밀스러운 선택이기 때문에 나의 선택, 나의 책임이 아니라고 여기는 때문일 수도 있다.

정말 유권자들의 소임은 끝이 나고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의 소임만이 남아 있을까?

결단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실망스러운 정치현실을 드물지 않게 마주해왔다. 선택에 따른 그 결과는 오롯이 우리에게 돌아왔으며 그 무게가 쉽사리 떨쳐낼 수 있는 정도의 것도 아니었다. 거기에는 우리의 책임도 있었던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나의 소임은 끝났노라 더 이상 살피지 않은 책임이다.

5월 30일 제20대 국회의원 임기와 함께 우리의 소임도 시작되었다. 선거를 앞두고 내내 강조했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를 점검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그들이 내세운 공약들을 얼마나 실현하고 있는지,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혹은 그 공약이 빌 공(空)으로 그쳐지진 않을 것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

우리의 선택이 그럴싸한 선택이었는지, 만족할만한 결과를 마주할 수 있을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책임의 무게를 감내할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이번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다음번에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지까지 지금부터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는 많은 후보자들 중에서 선량을 가려내는 것만이 아니라 가려낸 선량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소임을 다하며 유권자에게 했던 약속을 잘 실천하는지 끝까지 살피는 것도 포함이 된다.

5월 30일 우리의 임기도 시작되었음을 잊지 말자.

 
부산 동구선거관리위원회 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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